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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디자인의 디자인

fiora, 2017.11.04 02:23


책 리뷰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저번 포스팅에서는 조금 정보 위주의 교과서 같은 책이었다면, 이번 책은 굉장히 말랑말랑하고 읽는 사람마다 가져가는게 다 다를 법한 책이다. 바로바로~ 하라 켄야의 "디자인의 디자인"! 정말이지... 개인적으로 책 표지부터 너무 예뻤다. 뭔가 여백의 미가 느껴지면서도 세련된 느낌? 읽으면서도 책이 구겨지면 안될것 같다는 생각에 시원하게 확! 펼쳐서 읽지도 못하고 조심조심, 구겨지지 않게 소중히 다루면서 읽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역시나 또 기대하고 있던 내용들이 있었다. 디자인의 디자인이라니, 진짜 어떤게 좋은 디자인인지, 또 그런 디자인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뭐 그런 것들을 알려줄거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완전 다른 이야기를 했었고, 그 이야기들은 정말 기대 이상으로 크고 좋게 와닿았다.

그럼 이제 책리뷰 본격적으로 시-작!



"디자인의 디자인" 책 표지를 따라해서 만들어봤다! 역시 깔끔해... 아무튼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 이번 책 리뷰는 어떤 식으로 어떤 내용을 가지고 써야할까 생각을 해보다가, 책을 요약하는 것 보다는 책을 덮었을 때 딱 강하게 남아있던 키워드로 얘기해보자! 해서 나온 키워드는 "적당함"이었다. 



책 초반에만 해도 내가 생각하던 내용들과는 조금 달랐지만 그래도 "디자인"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덮은 후에 내린 결론은,

이 책은 "디자인"에 관한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디자인"이라고 하기보다는 하나의 철학 책을 읽은 것 같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 또는 세상을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 배운 느낌이었다. 



대게 "디자인"이라고 하면 시각적인 부분만 생각하기 마련이다. 물론 나만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디자인이 시각적인것만 다루는게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지만, 나는 "디자인의 영역"에 대해서 그렇게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 제일 처음 얻는 깨달음은 "디자인의 영역"에 관한 것이다. 위에 보여지듯 디자인은 시각적인 것 뿐만아니라 청각, 후각, 촉각, 그리고 미각까지 모든 오감에 깊게 관여한다. 



그래도 시각적인게 크지않나? 라고 생각한다면 위의 예시를 보자. (위의 예시는 내가 읽고 개인적으로 생각한 예시들이지 책에서 나온 내용은 아니다!)

팬을 고를때, 일차적으로는 시각적인 디자인을 보기는 한다. 색깔과 모양정도? 하지만 팬을 파는 곳에 가보면 열에 아홉은 길다란 종이 패널이 놓여져 있다. 써보고 사라는 말이다. 왜 써봐야할까? 사람들은 팬 하나를 살 때도 생각보다 많은 것을 따진다. 그립감은 좋은지. 팬을 쓸때의 촉감 - 부드럽게 쓰이는지, 조금 사각거리는 느낌이 있는지. 조금 더 예민한 사람은 (나야 나!) 쓸 때의 잉크냄새도 팬을 고를 때 생각하는 하나의 요소다. (잉크 냄새는 글을 굉장히 많이 썼을 때만 난다. 나도 몰랐는데 시험공부 할 때 주로 손으로 다 쓰면서 외우는 편이라 A4용지로 빽빽하게 8장씩 채우며 팬을 쓰다보니 팬마다 특유의 잉크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았다.) 키보드는 어떨까? 타자 칠때 눌리는 느낌이 무거운지 가벼운지, 타자 치는 소리가 경쾌한지, 아니면 조용한지. 촉각과 청각적인 요소가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페! 카페 들어갔을 때 나는 냄새가 커피 냄새인지, 빵 냄새인지. 가구가 전체적으로 원목인지 쇠인지. 의자가 쇠 의자인지 천 의자인지.

어쨌든 결론적으로 사람은 어떠한 물건을 기억할 때 오감의 집합체로 기억한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얘기하자면 물건으로만 기억하는게 아니라 하나의 경험으로 기억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게 바로 오늘날 얘기하는 UX가 아닐까?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사실 책에서는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이것 또한 내가 책을 읽고 난 후에 문득 궁금해진 점이다. 



이 책의 초반에는 위와 같은 말이 나온다. "디자인은 생활속에서 나오는 감수성이다." 그래, 읽고 나도 '그렇지!'라고 생각은 했다. 공감이 가는 문장이었다. 근데 이게 무슨 뜻이냐고 설명해보라고 했으면 아마 못했을 것이다. 그냥 뭐, 그냥 느낌적인 느낌같은 그런 것? 막연하게 공감가는 그런 것? 유남생?



하지만 위의 예시들을 보면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좋은 디자인"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구글에다가 그냥 "best designs"이라고 막무가내로 검색해봤다. 그랬더니 운 좋게도 CNN에서 "The 12 best designs from the past 100 years"라고 정리 해 놓은게 있었다! 어떤 굉장한 디자인이 있을까 부푼 기대감을 안고 그 링크를 눌렀다. 근데 놀랍게도 내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들이 나왔다. 이미 우리 생활 속 깊숙히 파고든 것들이잖아? 


일단 에스칼레이터. 누가 요즘 에스칼레이터를 보고 "디자인"과 연관 지을 수 있을까?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에스칼레이터가 처음 나왔을 때는 굉장히 혁신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이걸 보니 "디자인은 생활속에서 나오는 감수성이다"라는 문장이 조금은 더 명확하게 다가왔다. 디자인은 우리 생활 속으로부터 나올 수 밖에 없다. 디자인은 우리가 불편해하는 것을 조금 더 편하게 하는 방향으로 늘 발전해왔다. 애플의 아이팟은 우리의 인지구조와 행동 방식을 굉장히 잘 이해한 디자인이다. 휠을 돌려서 항목을 선택하는건 아주 자연스럽게, 한번 해보면 바로 착 달라붙는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의자, 요즘 어느 사무실에 가나 하나 쯤은 저런 디자인의 의자가 있다. 굉장히 우리의 몸을 잘 이해한 과학적인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요즘 너무 흔해서 "디자인"이라고 보지 않겠지만, 이것도 처음 나왔을 때는 굉장한 센세이션을 몰고 오지 않았을까?



"생활속에서 나오는 감수성"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책에서는 디자인의 본질이 "공유할 수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석해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위에 있는 최고의 디자인들 예시를 보면 이 문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는 개념들을 너무나도 쉽게 설명해주는것 같다.) 계속 오르내리기 힘든 계단에서 업그레이드 된 디자인의 에스칼레이터, 화살표 방향대로 꾹꾹 눌러 항목을 선택하는 방식보다 쉽고 빠르게 휠을 이용해 휘리릭 고를 수 있게 만든 아이팟, 딱딱한 90도 의자와는 달리 엉덩이와 허리가 더 편하도록 만든 의자 디자인. 다 우리 모두가 공유하던 문제를 발견하고 나름대로 해석하여 디자인에 포함시켰다. 



자,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내가 느낀 이 책의 키워드는 "적당함"이라고 했었다. 하라 켄야는 "평범"하면서도 "은근히" 사람을 "놀라게하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했다. 

이 말을 조금 더 쉽게 써보자.



아마 "적당한 익숙함" 그리고 "적당한 새로움"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하다는 것은 다른 말로 우리에게 익숙하다는 것이다. 놀랍다는 것은 또 다른 말로 우리에게 새롭다는 뜻이다. 좋은 디자인은 적당히 익숙하면서도 적당히 새로운 것이라는거! 생각해보면 그렇다. 너무 익숙한 디자인이 나오면 항상 보던 디자인이니까 재미없고 진부하다. 그렇다고 또 삐까뻔쩍하게 자기주장 강한 난생 처음보는 디자인이 나온다면 우리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뭐야 저건"하고 지나가버린다. 


다시 에스칼레이터로 가보자. 익숙한 점은 계단같이 생겼다는것. 새로운 점은 그 계단이 움직인다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가 대게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따로 설명없이도 왜 저런 디자인이 나왔는지 "이해"했을 때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고로 억지로 이해를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때려박는게 아닌, 디자인 그 자체가 디자인의 설명이 되고 사람들의 이해를 돕는 형태가 가장 좋은 디자인이 아닐까. 



책에서 무인양품의 비전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무인양품은 '이것으로 충분하다'를 추구한다고 한다. 이게 과연 무슨 뜻일까.

무인양품 광고나 무인양품 제품들 보면 어떻게보면 이상하리만큼 심플하다. 그리고 거기에 무인양품에 가치가 있다. 다른 개성 강한 제품을들 보면 무엇인가 '이거 아니면 안돼' 또는 '이거여야만 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꼭 나를 사!!!!'라고 하는 것 같다랄까... 책에서 예로 들은 것은 "희소성을 높이고 가격은 비싼", 또는 "극한까지 가격을 낮춘" 기업 또는 제품들이다. 이게 바로 '이것이 좋다'의 개념이다. 하지만 무인양품은 젠틀하게, 또는 소심하게 '나 정도면 괜찮지 않아...?' 라고 하는 것 같다. 이게 바로 '이것으로 충분하다'의 개념이다. 무인양품은 자신들의 가치나 개념을 강요하는게 아니라, 일부러 조금 힘을 빼고 고객들 스스로 제품을 보고 자기만의 이해와 자기만의 생각을 더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내세우고 있다. 



무인양품은 완전 비싼 것도 아니고 완전 싼 것도 아닌, 그 중간의 어딘가에 있다. 책에서는 "풍족한 저비용" 또는 "가장 현명한 저가격대 실현"이라고 표현한다.

(근데 개인적으로 나는 무인양품이 좀 비싸다고 느ㄲ...쿨럭) 고로 적당히 괜찮고 적당히 저렴한 제품이라는 거다.



그리하여! 다시 디자인에 관점으로 보자면, "적당함"이 가장 중요한 개념인것 같다.

그리고 중요하면서도 함정일 수도 있는 사실은, 각 문화권마다 "적당함"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 심하면 개개인, 한 사람 한사람이 다 다르다.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보면 이런 사실 때문에 디자인이 더 다양해지고 더 발전 할 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번 책 리뷰는 책을 요약하는 것 보다는 99% 내 생각을 위주로 썼다. 사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들의 대부분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굉장히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내가 얘기해보는 것 보다는 직접 읽어보는게 더 재밌을테니까!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개개인이 느끼는 바가 다 다를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내 생각을 얘기하는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읽으세요, 두 번 읽으세요. 저는 한 번 더 읽을겁니다.)

디자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거의 디자인 입문책이라고 할 만큼 좋은 책이다. 그리고 '입문 책'인만큼, 디자인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도 재밌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디자인에 관심만 있다면!

그래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급하게 마무리하기) 이 책 강추합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소소하게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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